제미나이… 솔직히 아직도 GPT가 낫더라고요
AI 도구 탐험기 시리즈로, 제가 직접 써본 AI 도구들을 순서대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구글의 AI를 처음 만났던 이야기입니다.

처음 제미나이가 등장했을 때 호기심에 바로 써봤어요. 당시 제가 처음 접했던 건 제미나이 1.0 프로(Gemini 1.0 Pro) 버전이었는데, 구글 바드(Bard)에 막 탑재되었을 때였죠. 디자이너 출신인 제가 늘 찾는 게 ‘게으름을 위한 도구’잖아요? 구글이 만든 AI라면 더 똑똑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근데 실제로 써보니까 기대와는 좀 달랐습니다.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서 기대하고 시킨 스테이크가 생각보다 질기게 나온 느낌이랄까요? (아 물론 전 디자이너 출신이라 음식 비유를 좀 많이 쓰긴 합니다.)
첫 만남: 기대했던 만큼 실망도 컸다
구글의 AI라는 타이틀에 ‘이번엔 진짜 GPT 잡겠구나’ 싶었는데, 제미나이 1.0 프로는 한국어 처리가 좀 어색했어요. 문장이 영어 직역 느낌이 강하게 났고, 제가 원하는 맥락을 정확히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디자인 관련 프롬프트를 넣었을 때 차이가 컸죠. GPT는 “이 색 조합은 트렌디하지만 가독성을 해칠 수 있어” 하면서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해줬는데, 제미나이는 뭔가 위키백과 읽어주는 느낌이었어요.
코딩 모르는 제가 간단한 자동화 스크립트를 부탁했을 때도 문제였습니다. GPT는 ‘이렇게 하면 돼’ 하고 친절하게 단계별로 설명해줬는데, 제미나이는 공식 문서 그대로 긁어온 것 같은 답변을 주더라고요. 쓸 수는 있지만 ‘아 이게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없었달까요. 게으름을 위해 노력하는 저로서는 클릭을 더 해야 하는 게 너무 귀찮았어요.
GPT와의 비교: 뭐가 부족한 느낌
솔직히 말하면, 1.0 프로 버전의 제미나이가 완전히 못 쓸 정도는 아니었어요. 근데 GPT가 워낙 잘하니까 비교가 되는 거죠. 마치 아이폰 쓰다가 다른 스마트폰 써보는 느낌? 기능은 다 있는데 손에 익숙하지 않고, 세세한 완성도에서 차이가 나는 그런 느낌이에요.
할루시네이션 문제도 GPT보다 좀 심했던 거 같아요. 이상한 정보를 자신있게 말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제가 사실 확인을 위해 다시 검색해보면 틀린 경우가 꽤 있었어요. 이건 시간 낭비죠. 제 시간이 더 아까웠습니다.
인터페이스도 저는 좀 불편했습니다. 대화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았어요. 마치 기계와 대화하는 느낌이 강했죠. GPT는 ‘아 이 친구랑 대화하는구나’ 싶었는데, 제미나이는 ‘검색엔진이 말을 걸어온다’는 느낌이었어요. 디자이너 입장에서 UI가 너무 기능 중심적이라 감성이 부족했달까요.
그리고 디자인 작업에서 체감 차이가 특히 컸어요. 브랜드 컬러 팔레트 관련 조언을 구하거나, 레이아웃 개선 아이디어를 물을 때 GPT는 구체적인 근거와 함께 2~3가지 대안을 제시해주는데, 제미나이는 일반적인 디자인 원칙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실무에서 바로 쓰기엔 추가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속도 차이도 무시 못 했어요.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GPT는 거의 바로 답이 나오는데, 초기 제미나이는 응답 대기 시간이 체감될 정도로 길었습니다. 특히 복잡한 질문일수록 그 차이가 커졌어요. 결과물의 퀄리티는 둘째 치고, 기다리는 시간 자체가 스트레스였거든요. 바쁜 작업 중에 AI한테 물어보는 건 빠른 답을 원해서인데, 거기서 멈칫하면 차라리 직접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제미나이 1.5가 나오고 나서야…
물론 지금은 제미나이 1.5 프로 같은 괴물 같은 녀석들이 나와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그때 그 첫인상은 참 아쉬웠습니다. 1.5 버전부터는 컨텍스트 윈도우도 엄청나게 커지고 멀티모달 능력도 좋아졌지만, 초반에 실망한 게 커서인지 한동안은 GPT만 고집하게 되더라고요.
결국 저는 다시 ChatGPT로 돌아왔습니다. 제미나이는 가끔 간단한 검색 대용으로만 쓰게 되더라고요. 뭔가 찾아볼 때 ‘구글 검색보단 낫지’ 정도로만 사용하게 되는 거죠. 주요 작업은 전부 GPT로 옮겼어요.
근데 돌이켜 보면 그때 제미나이를 너무 빨리 포기한 감도 있어요. 1.5가 나오면서 이미지 인식이 붙었고, 긴 PDF를 통째로 넣어도 소화하는 능력이 생겼거든요. 문제는 그때 이미 GPT한테 손이 먼저 갔다는 거예요. 사람이란 게 한번 익숙해지면 잘 안 바꾸잖아요. 같은 질문을 해도 GPT 창을 먼저 여는 게 습관이 된 거죠. 이건 성능 문제가 아니라 그냥 습관의 문제였어요.
그리고 당시에 제미나이는 대화 기록 관리가 좀 불편했어요. GPT는 대화를 폴더처럼 정리할 수 있었는데, 제미나이는 대화 목록이 쭉 나열되는 방식이라 예전 대화를 찾기가 번거로웠거든요. 디자이너 입장에서 UX가 깔끔하지 않으면 아무리 기능이 좋아도 손이 안 갑니다. 그래서 메인 도구는 계속 GPT로 유지하면서, 제미나이는 보조 도구로만 쓰게 됐어요.
제 시간이 더 아까웠어요. 틀린 정보를 받아서 다시 확인하고, 어색한 답변을 다듬느라 쓰는 시간이 들었거든요. 차라리 확실한 답변 받는 게 저한텐 더 이득이었습니다. 자동화하려다 오히려 수동으로 더 고생하는 꼴이니까요.
지금 기준으로 제미나이를 다시 평가하면
공정하게 말하면, 지금의 제미나이는 그때와 다릅니다. 제미나이 1.5 프로와 제미나이 2.0 계열이 나오면서 한국어 처리 능력도 많이 좋아졌고, 특히 구글 워크스페이스(Gmail, Docs, Drive)와 연동되는 기능에서는 GPT가 따라오기 어려운 강점이 생겼어요.
저처럼 구글 드라이브에 파일을 쌓아두고 작업하는 사람이라면, 제미나이가 내 드라이브 파일을 직접 참조해서 답변을 만들어주는 기능은 진짜 실용적입니다. GPT도 파일 업로드는 되지만, 내 구글 드라이브 전체를 컨텍스트로 쓰는 건 다른 차원의 얘기거든요.
또 유튜브 영상을 직접 분석하는 기능도 인상적이에요. 긴 영상의 URL만 넣으면 내용을 요약해주거나 특정 부분을 찾아주는 건 GPT 웹 버전에서는 바로 안 되는 일이에요. 구글 생태계 안에서 일하는 비중이 높다면 제미나이 쓰는 이유가 생기는 거죠.
그리고 솔직히 좀 놀란 부분이 있어요. 2026년 4월 현재, 구글은 제미나이를 제미나이 3.1 프로까지 업그레이드했거든요. 제가 처음 쓸 때 그 어색하던 1.0 프로랑은 완전히 다른 물건입니다. 특히 한국어 처리가 눈에 띄게 좋아졌어요. 예전엔 영어 직역 느낌이 강했는데, 지금은 자연스러운 한국어 대화가 가능하고 한국 문화적 맥락도 꽤 잘 잡아냅니다. 수능 전 과목 만점을 달성했다는 테스트 결과도 있을 정도예요.
컨텍스트 윈도우도 100만 토큰으로, 이건 대략 1,500페이지 분량의 텍스트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코드로 치면 3만 줄. GPT-5.4의 약 320페이지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차이죠. 긴 문서를 통째로 넣고 분석해달라고 할 때 이 차이가 크게 체감됩니다.
구글 생태계, 이게 진짜 킬러 기능이었다
제가 제미나이를 다시 쓰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사실 AI 성능이 아니라 구글 생태계 통합이었습니다. 저는 일하면서 Gmail, 구글 드라이브, 캘린더를 매일 씁니다. 이게 전부 제미나이랑 연결되니까 업무 방식 자체가 바뀌었어요.
예를 들어볼게요. 거래처에서 메일이 왔는데 지난달에 주고받은 내용이 기억이 안 날 때가 있잖아요. 예전엔 Gmail에서 검색하고, 메일 열어보고, 스크롤 내리고… 이걸 반복했는데. 지금은 제미나이한테 “저번 달에 A사랑 주고받은 메일에서 견적 관련 내용 정리해줘”라고 하면 끝이에요. Gmail을 직접 뒤져서 관련 메일들을 찾아주고, 핵심만 정리해줍니다.
구글 드라이브도 마찬가지예요. 파일이 수백 개 쌓여 있는데 “저번에 만든 브랜드 가이드라인 파일 찾아줘”라고 하면 드라이브에서 직접 검색해서 해당 문서를 가져옵니다. GPT한테는 파일을 일일이 업로드해야 하는데, 제미나이는 내 드라이브 전체가 이미 연결되어 있으니까 이 편의성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캘린더 연동은 최근에 더 좋아졌어요. 공유 캘린더까지 관리할 수 있게 됐거든요. “다음 주 화요일에 팀 미팅 잡아줘, 오후 2시에” 이러면 바로 일정이 잡힙니다. 개인 캘린더뿐 아니라 가족 공유 캘린더, 업무 캘린더까지 전부요. 이건 GPT에서는 아직 안 되는 영역이에요.
가격으로 따져보면
둘 다 유료 플랜을 쓰고 있는 입장에서, 가격 비교도 해볼게요. 2026년 4월 기준입니다.
| 항목 | Google AI Pro | ChatGPT Plus |
|---|---|---|
| 월 구독료 | $19.99 | $20 |
| 주력 모델 | Gemini 3.1 Pro | GPT-5.4 |
| 컨텍스트 윈도우 | 100만 토큰 (~1,500페이지) | ~320페이지 |
| 클라우드 저장공간 | 2TB 포함 | 없음 |
| 워크스페이스 연동 | Gmail, Drive, Docs, Sheets, Calendar | 제한적 |
| 딥 리서치 | 지원 | 월 10회 |
| 영상 생성 | Veo 3.1 (제한적) | Sora (제한적) |
| 코딩 에이전트 | Jules (GitHub 연동) | Codex |
가격이 거의 같죠. 1센트 차이. 근데 구글 쪽은 2TB 클라우드 저장공간이 포함이에요. 원래 구글 원(Google One) 2TB 요금제가 월 $9.99인데 이게 그냥 딸려 오는 거거든요. 실질적으로는 AI 구독료가 $10 수준인 셈이에요. 연간 구독으로 하면 첫 해 $99.99, 즉 월 $8.33 꼴이라 더 싸집니다.
반면 ChatGPT Plus는 순수하게 AI 기능에만 $20을 쓰는 거예요. 물론 GPT-5.4가 워낙 강력하니까 그 값어치는 합니다만, 이미 구글 드라이브를 유료로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제미나이 쪽이 가성비가 훨씬 좋은 거죠.
이런 분께 제미나이 추천 / 이런 분은 비추
추천하는 분:
- Gmail, Google Docs, Drive를 주력으로 쓰는 분 — 제미나이가 이 모든 걸 직접 연동해서 답변을 만들어줍니다
- 유튜브 영상 내용을 자주 분석하거나 요약해야 하는 분
- 구글 드라이브 유료 플랜(2TB)을 이미 쓰고 있거나 필요한 분 — AI Pro에 포함이라 사실상 AI 구독료가 반값
- 긴 문서를 통째로 넣고 분석하는 작업이 많은 분 — 100만 토큰 컨텍스트 윈도우의 위력
- 1.0 시절 써보고 실망했지만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분 (3.1 프로는 완전히 다른 물건입니다)
비추인 분:
- 한국어 창작 글쓰기가 주 목적인 분 — GPT-5.4가 아직 한국어 글쓰기에선 더 자연스럽습니다
- 코딩 도움이 주 목적인 분 — GPT 또는 클로드가 실무 코딩에서 더 정확한 경우가 많아요
- 구글 생태계를 거의 안 쓰는 분 — 제미나이의 최대 강점인 워크스페이스 연동을 못 누리니까요
- 처음 AI를 써보는 분 — GPT부터 시작하는 게 커뮤니티도 크고 자료도 많아서 접근성이 좋습니다
그래서 지금 뭘 쓰냐고 묻는다면
저는 현재 GPT, 클로드, 제미나이를 상황에 따라 나눠서 써요. 매일 쓰는 메인은 GPT(글쓰기, 코드, 아이디어)고, 구글 드라이브 관련 작업이나 유튜브 영상 분석할 때는 제미나이를 켜고, 긴 문서나 코드 리뷰처럼 정교한 작업엔 클로드를 씁니다.
처음에 제미나이가 별로라고 느꼈던 이유 중 하나가 “GPT 대신 제미나이를 쓰려 했기 때문”이에요.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로 바라보니까 쓸모가 보이기 시작한 거죠. 특히 구글 생태계를 많이 쓰는 사람일수록 제미나이의 가치가 올라갑니다. 저는 업무 메일, 파일 관리, 일정 관리를 전부 구글로 하고 있어서 제미나이가 그 사이를 연결해주는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예전엔 “AI는 하나만 잘 쓰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각 AI가 잘하는 게 다르더라고요. GPT는 범용성과 글쓰기, 제미나이는 구글 연동과 긴 문서 처리, 클로드는 정교한 분석과 코드 리뷰. 마치 공구함에 드라이버 하나만 있으면 안 되는 것처럼요. 상황에 맞는 도구를 꺼내 쓰는 게 결국 가장 효율적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처음엔 ‘구글이니까 잘하겠지’ 했는데 초기 1.0 프로는 솔직히 실망이었어요. 근데 2026년 현재 제미나이 3.1 프로는 완전히 다른 물건이 됐고, 구글 워크스페이스 연동이라는 확실한 강점이 있습니다. 가격도 사실상 GPT보다 싸고요. 제미나이를 예전에 써보고 별로였다면, 지금 다시 한번 켜보세요. 진짜 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