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14부작 6편: Antigravity, 코딩 모르는데 앱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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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5편에서 Google Flow로 영상까지 만들어봤습니다. 이번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구글이 2025년 11월에 공개한 에이전틱 개발 도구 Google Antigravity(앤티그래비티)를 직접 설치해서 굴려봤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코딩 몰라도 서비스 만든다”는 말은 너무 많이 들어봐서요. Replit Agent, Bolt.new, Lovable까지 비슷한 약속을 하는 도구들이 이미 넘쳐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구글 AI 14부작 인터페이스 재현 이미지
인터페이스 재현 이미지 — 실제 화면과 다를 수 있습니다

처음 켰을 때: “이게 뭘 하는 도구야?”

사이트 주소는 antigravity.google입니다. 2025년 11월에 Gemini 3와 함께 공개됐고, 지금은 Mac, Windows, Linux 전부 무료 프리뷰로 풀려있습니다. 다운받아서 설치하면 두 가지 화면이 나옵니다. 하나는 코드를 직접 보는 Editor 뷰, 다른 하나는 에이전트들을 관리하는 Manager 뷰입니다.

Editor 뷰는 VS Code를 포크한 환경입니다. 왼쪽에 파일 트리, 가운데에 코드 에디터, 그리고 오른쪽에 에이전트 사이드바가 붙어 있습니다. 기존에 VS Code를 써본 사람이라면 익숙할 겁니다. 에이전트의 제안을 diff 뷰로 보여주기 때문에, “뭘 바꿨는지” 한눈에 확인하고 수락하거나 거절할 수 있습니다.

Manager 뷰는 좀 다릅니다. 에이전트들에게 미션을 정의하고, 에이전트마다 어떤 AI 모델을 쓸지 할당하고, 결과물을 검토하는 “관제탑” 같은 화면입니다. 코딩을 모르는 사람이 쓴다면 이 Manager 뷰에서 시작하는 게 맞습니다. 대화창에 할 일을 적으면 에이전트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딱 봤을 때는 “그냥 챗봇이랑 뭐가 달라?”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던져봤습니다. “내 주변 맛집 사진 찍어 올리면 영양소 분석해서 구글 시트에 자동으로 기록해주는 웹사이트 만들어줘.”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걸 보다가 잠깐 멈칫했습니다. 챗봇처럼 코드 블록을 줄줄 뱉어내는 게 아니었습니다. 화면 왼쪽에 에이전트들이 실시간으로 일하는 패널이 열리면서 “기획 중”, “코드 작성 중”, “테스트 중” 상태가 업데이트되고 있었습니다. 마치 관제탑 모니터 같은 화면이었습니다.

이 구조가 앤티그래비티의 핵심입니다. 혼자 답변하는 챗봇이 아니라 여러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눠서 병렬로 일하는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입니다. 최대 5개의 에이전트를 동시에 배치할 수 있고, 에이전트 A가 전체 구조를 설계하면 에이전트 B가 프론트엔드 코드를 짜고, 에이전트 C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브라우저에서 테스트합니다. 한 리뷰어의 표현을 빌리면, Manager 화면은 “코드를 위한 받은편지함” 같다고 했는데, 정말 각 에이전트의 작업 상태, 생성된 결과물, 오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굴려보니: 진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맛집 영양소 사이트는 20분 정도 걸려서 프로토타입이 나왔습니다. 완성도가 100%는 아니었지만 실제로 이미지 업로드가 되고, Gemini의 이미지 분석 API를 통해 영양소를 추출하고, 그 결과가 테이블 형태로 화면에 뿌려지는 수준이었습니다. 구글 시트 연동까지 작동해서 데이터가 자동 기록되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개발자한테 견적 받으면 몇십만 원짜리 작업을 20분 만에 초안을 본 셈입니다.

한 가지 더 시켜봤습니다. 간단한 To-Do 리스트 웹앱을 만들어달라고 했더니, React 프론트엔드와 Firebase 백엔드를 자동으로 붙여서 15분 만에 작동하는 앱을 내놓았습니다. 2026년 초 업데이트에서 Firebase 통합이 추가되면서 데이터베이스 저장과 사용자 인증까지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세팅해줍니다. Next.js, React, Angular 같은 주요 프레임워크도 지원하기 때문에, “어떤 기술 스택으로 만들지”를 고민할 필요 없이 에이전트가 알아서 적절한 걸 골라줍니다.

이번엔 아예 다른 종류의 작업을 던져봤습니다. “오늘 AI 뉴스 10개 긁어와서 내 블로그 톤으로 요약 리포트 만들어줘.”

여기서 앤티그래비티의 또 다른 면이 드러났습니다. 에이전트가 직접 브라우저를 열고, 구글 뉴스와 IT 미디어들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기존 챗봇이 “제 데이터는 2024년까지라서요”라고 할 때, 앤티그래비티는 “방금 직접 확인하고 왔습니다”가 되는 구조입니다. 내장된 Chromium 기반 브라우저 덕분에, 웹앱 테스트, 데이터 스크래핑, 스크린샷 캡처까지 IDE 안에서 바로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인상적이었던 건 아티팩트 추적 기능입니다. 모든 작업에 대해 작업 목록, 구현 계획, 터미널 로그, 스크린샷, 브라우저 기록이 자동으로 남습니다. 에이전트가 “왜 이렇게 했는지” 전부 기록이 되니까, 나중에 뭐가 잘못됐을 때 추적이 됩니다. 기존 AI 코딩 도구들이 “결과만 던져주고 과정은 블랙박스”였다면, 앤티그래비티는 과정을 전부 열어놓는 쪽입니다.

그런데 솔직하게 말하면 단점도 확실히 있었습니다.

첫 번째, 에이전트가 시작될 때마다 IDE가 멈춥니다. 한 리뷰어는 “에이전트가 작업을 시작할 때마다 5초간 프리징된다”고 했는데, 제 경우에도 비슷했습니다. CPU 사용량이 확 올라가면서 팬 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일상적으로 쓰기엔 좀 거슬리는 수준입니다.

두 번째, 컨텍스트를 까먹습니다. 긴 작업 도중에 에이전트가 앞서 한 지시를 잊어버리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보고가 많습니다.

세 번째, 보안 이슈입니다. 이건 좀 놀랐습니다. 에이전트가 권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chmod -R 777 같은 공격적인 명령어를 독립적으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sudo 명령어도 마음대로 돌립니다. 개발을 모르는 사람이 “알아서 해줘”라고 맡겼다가 시스템 보안이 뚫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앤티그래비티를 쓸 때는 반드시 VM이나 컨테이너 같은 샌드박스 환경에서 돌리는 게 맞습니다. 작업 공간에 API 키나 비밀번호 같은 민감한 정보를 넣어두지 않는 것도 기본입니다.

네 번째, 구글 드라이브 사고입니다. 이건 커뮤니티에서 실제 보고된 사례인데, 에이전트한테 “구글 드라이브에서 파일 정리해줘”라고 시켰다가 의도치 않게 파일이 삭제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에이전트는 “정리”를 “삭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구글 드라이브 관련 작업을 시킬 때는 반드시 백업부터 해두세요.

모델 선택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앤티그래비티가 다른 AI 코딩 도구와 확실히 차별화되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에이전트마다 서로 다른 AI 모델을 할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선택 가능한 모델은 다섯 가지입니다.

모델 특징
Gemini 3.1 Pro (High) 최대 추론 깊이, 복잡한 설계용
Gemini 3.1 Pro (Low) 빠른 응답, 간단한 작업용
Gemini 3 Flash 속도 최적화, 반복 작업용
Claude Sonnet 4.6 균형잡힌 성능
Claude Opus 4.6 최고 수준 추론

GPT-OSS 120B도 목록에 있지만, 실제로 써보면 위 5개가 메인입니다. 에이전트 A는 복잡한 설계를 맡으니 Gemini 3.1 Pro High로, 에이전트 B는 반복적인 테스트를 맡으니 Flash로 할당하는 식입니다. 이 조합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속도와 품질이 확 달라집니다.

SWE-bench Verified 기준으로 앤티그래비티는 76.2%를 기록하고 있고, 이건 2026년 4월 기준 코딩 에이전트 중 최상위권 점수입니다. Claude Code가 72% 정도이고, Cursor가 그보다 아래이니까 벤치마크 수치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벤치마크랑 실사용은 다르지만요.

Cursor, Claude Code랑 비교하면?

비슷한 도구들이 이미 있으니 비교를 안 할 수 없습니다.

항목 Antigravity Cursor Claude Code
핵심 방식 멀티 에이전트 병렬 AI 탑재 IDE 터미널 기반 에이전트
내장 브라우저 있음 없음 없음
무료 티어 있음 (제한) 없음 사용량 과금
안정성 보통 높음 높음
병렬 에이전트 최대 5개 서브에이전트 단일 에이전트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Cursor는 안정적인 일상 IDE, Claude Code는 깊은 추론이 필요한 복잡한 코드베이스 작업, 앤티그래비티는 자율적인 멀티 에이전트 실험에 각각 강점이 있습니다.

앤티그래비티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아이디어는 있는데 코딩을 모르는” 상황입니다. 에이전트 5개가 알아서 설계하고, 코딩하고, 테스트하고, 배포까지 하는 흐름은 다른 도구에서 보기 어렵습니다. 반면 이미 코딩을 할 줄 아는 개발자라면, 솔직히 Cursor나 Claude Code가 더 편합니다. 에이전트가 멋대로 돌아가는 걸 감시하는 것보다 직접 짜는 게 빠른 경우가 많거든요.

흥미로운 수치가 하나 있습니다. 개발자 커뮤니티 조사에 따르면, Claude Code는 다른 도구 대비 코드 수정 횟수가 약 30% 적다고 합니다. 첫 번째나 두 번째 시도에서 바로 맞히는 확률이 높다는 뜻입니다. 앤티그래비티는 에이전트 여러 개가 동시에 달려들어서 빠르게 결과를 뽑아내지만, “한 번에 정확하게”보다는 “빠르게 많이 시도해서 결과를 내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어떤 스타일이 맞는지는 작업 성격에 따라 다릅니다.

한 가지 더 차이점이 있습니다. MCP(Model Context Protocol) 지원 여부입니다. Cursor와 Claude Code는 이미 MCP를 지원해서 외부 도구와 유연하게 연결할 수 있지만, 앤티그래비티는 2026년 4월 기준으로 아직 MCP를 공식 지원하지 않습니다. 구글 자체 에코시스템(시트, 캘린더, Gmail) 안에서는 매끄럽게 연결되지만, 그 바깥으로 나가면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구조입니다.

가격, 그리고 최근 논란

앤티그래비티는 현재 무료 프리뷰 단계입니다. 경쟁 도구들이 월 $20~$25를 받는 동안 공짜로 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그런데 2026년 3월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구글이 AI 크레딧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가격 체계가 새로 생겼습니다. 무료 티어는 유지되지만 5시간마다 쿼터가 갱신되는 구조이고, AI Pro는 월 $20, AI Ultra는 월 $249.99입니다. 별도로 크레딧을 $25에 2,500개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 쿼터 운영이 약속과 달랐다는 겁니다. “5시간마다 갱신”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주간 쿼터가 소진되면 일주일을 통째로 기다려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AI Pro 월 $20 결제한 사용자들이 90분 만에 쿼터가 바닥나는 사례가 보고됐고, 심지어 월 $249.99짜리 Ultra 사용자도 같은 문제를 겪었습니다. 구글 AI 개발자 포럼에 210개 이상의 항의 댓글이 달렸고, “20달러 내고 일주일간 잠금당했다”는 제목의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진짜 됐다. 무료에서 시작해서 “이제 돈 내세요”, 돈 냈더니 “더 내세요”가 되는 패턴.

지금 시점에서 앤티그래비티를 쓸 거라면 이 쿼터 구조를 반드시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무료 티어로 가볍게 써보는 건 문제없지만, 실무에 의존하기엔 아직 불안정합니다.

6편 정리

앤티그래비티는 “코딩 없이 서비스 만든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도구입니다. 멀티 에이전트가 병렬로 일하는 구조, 내장 브라우저로 웹을 직접 돌아다니는 능력, 에이전트마다 다른 AI 모델을 할당하는 유연함까지 — 개념 자체는 확실히 한 단계 앞서 있습니다.

다만 현실적인 문제도 분명합니다. CPU 과부하로 IDE가 멈추는 현상, 보안 리스크, 그리고 무엇보다 쿼터 정책의 불투명함. “무료로 시작하세요”라는 말에 끌려 들어갔다가, 실무에서 쓰려면 결국 비용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코딩을 배울 시간은 없는데 만들고 싶은 게 있다면, 무료 티어로 한번 켜볼 만합니다. 다만 “이걸로 사업하겠다”는 마음은 아직 이릅니다. 쿼터 정책이 안정되고, 보안 이슈가 정리될 때까지는 “실험용 장난감”이라는 포지션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 장난감이 20분 만에 작동하는 웹앱을 뽑아내는 수준이라면, 한 번쯤 켜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다음 7편에서는 실제로 로컬에 설치하고, 브라우저 확장 연동까지 세팅하는 과정을 정리합니다. 설치 자체는 5분이면 끝나는데, 모델 선택과 스킬 세팅에서 놓치기 쉬운 포인트들이 있어서 그 부분을 꼼꼼하게 짚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