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입력, 10장 슬라이드 완성 — 감마 AI 한 달 써봤다

무료로 시작했는데 10장 만에 결제하게 된 사연

문제는 감마가 너무 재미있다는 겁니다.

처음에 제안서 하나 만들었더니 결과가 마음에 들어서, 이번엔 팀 회의용 보고서를 만들어봤습니다. 그것도 만족스러워서, 외부 발표용 자료도 하나 돌려봤습니다. 주제만 바꿔가며 만들다 보니 크레딧이 순식간에 줄어들었습니다. 어느 날 보니 잔여 크레딧이 40개 남았더군요. 딱 한 번 더 쓸 수 있는 양입니다.

그 시점에서 잠깐 고민했습니다. “이거 그냥 여기서 끊을까?”

그런데 직전에 만든 결과물들을 다시 훑어봤습니다. 예전에 스카이워크로 제안서를 만들어본 적이 있는데, 그때도 꽤 만족스러웠지만 감마는 프레젠테이션 특화답게 슬라이드 흐름이나 레이아웃 면에서 한 단계 위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용 수정도 자연스럽게 됐고, 생성된 슬라이드를 웹에서 바로 공유할 수 있는 링크도 발급됩니다. PDF나 PPT로 내보내기도 되고요.

“이 정도 퀄리티면 돈 낼 만한데?”

그 생각이 들자마자 결제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요금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Plus 플랜은 월 8달러(연간 결제 기준)이고, Pro 플랜은 월 18달러입니다. Plus는 무제한 AI 슬라이드 생성에 맞춤 폰트, 도메인 연결 등이 포함됩니다. Pro는 거기에 추가 기능이 붙는 구조입니다. 개인 사용자라면 Plus 플랜으로도 충분합니다.

결국 Plus 플랜으로 결제했습니다. 월 8달러, 한화로 약 1만 원 초반대입니다. 매달 발표 한두 번 준비하는 데 이 금액이면 아깝지 않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참고로 Plus 플랜부터는 감마 워터마크가 사라지고, 무제한 AI 생성이 가능해집니다. 무료 플랜에서 가장 답답했던 두 가지가 한 번에 해결되는 셈입니다. 워터마크가 박힌 자료를 회의에서 보여주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니까요.


감마 AI 시작하기, 이렇게 쉬울 일인가

처음 감마를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로그인 화면의 단순함이었습니다. 구글 계정으로 원클릭 로그인, 그게 정말로 전부입니다. 별도의 회원가입 폼도 없고, 이메일 인증 대기도 없습니다. 로그인하고 나면 5초도 안 돼서 바로 작업 화면이 열립니다. 복잡한 초기 설정도 없고, 튜토리얼을 따라가야 하는 온보딩 과정도 없습니다.

새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방법은 네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생성’ — 주제 한 줄만 입력하면 AI가 알아서 만들어주는 방식입니다. 두 번째는 기존에 작성해둔 텍스트를 붙여넣는 방식이고, 세 번째는 감마가 제공하는 수십 가지 디자인 템플릿 중에서 마음에 드는 하나를 골라 시작하는 방법입니다. 네 번째는 파일이나 URL을 가져오는 방식인데, 기존 PPT나 문서, 심지어 웹페이지 링크를 넣으면 그걸 기반으로 슬라이드를 재구성해줍니다.

실제로 가장 많이 쓰게 되는 건 역시 첫 번째, 한 줄 프롬프트 방식입니다. “AI 마케팅 도구 비교 발표자료”라고 입력하면, 감마가 먼저 목차 초안을 추천해줍니다. 원하는 슬라이드 구성을 고르거나 직접 수정한 다음 생성 버튼을 누르면 — 60초 이내에 10장 이상의 완성된 슬라이드가 만들어집니다. 실제로 측정해봤을 때 평균 40~50초 사이였습니다.

네 번째 방식도 꽤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이미 워드로 작성해둔 기획서가 있다면 그 파일을 업로드하면 됩니다. 감마가 문서 내용을 분석해서 자동으로 슬라이드 구조로 바꿔줍니다. 기존에 노션에 정리해둔 페이지 링크를 넣어도 비슷하게 작동합니다. 이미 있는 텍스트를 시각화해야 할 때 처음부터 새로 만들 필요가 없어지는 거죠.

특히 한글 지원이 생각보다 훨씬 잘 됩니다. 영어로 프롬프트를 입력해야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는 AI 도구들과 달리, 감마는 한글 입력을 그대로 받아서 한글 슬라이드로 뽑아줍니다. 글꼴 배치도 어색하지 않고, 레이아웃도 자연스럽습니다. 영어권 도구를 억지로 한국어에 끼워 맞추는 느낌이 없다는 점이 일상적으로 쓸 때 꽤 중요한 차이입니다. 한 번은 “신규 고객 유치 전략 보고서”라는 한글 프롬프트를 넣었는데, 타겟 고객 분석부터 채널별 전략, 예상 KPI까지 섹션이 자동으로 나뉘어 생성됐습니다. 한글로 입력했으니 당연히 슬라이드 내용도 전부 한글이었고, 글꼴도 깔끔하게 렌더링됐습니다. 별도로 폰트를 변경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감마 AI로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모습, AI generated
감마 AI로 프레젠테이션을 만들면 디자인 고민이 사라집니다

진짜 놀란 건 디자인이 아니라 이것이었다

솔직히 처음엔 “예쁜 PPT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도구”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 쓰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2025년 9월에 출시된 Gamma Agent가 그 전환점이었습니다. 슬라이드를 열어두고 채팅창에 “이 전체를 더 심플하게 바꿔줘” 또는 “색상을 네이비 계열로 통일해줘”라고 입력하면, Agent가 슬라이드 전체를 분석하고 요청에 맞게 리스타일해줍니다. 슬라이드를 한 장씩 수동으로 건드릴 필요가 없습니다. 방향만 말하면 전체가 바뀝니다.

더 인상적인 건 Agent가 웹 리서치까지 직접 한다는 점입니다. “이 슬라이드에 최신 시장 통계 추가해줘”라고 하면, Agent가 웹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서 내용을 보충해줍니다. 발표자료 만들면서 별도로 브라우저 탭을 열고 검색하고 복사해서 붙여넣는 반복 작업이 줄어듭니다. 자료 조사와 슬라이드 작성이 한 화면에서 동시에 이루어지는 셈입니다.

NotebookLM이 정보 정리와 학습에 강했다면, 감마는 그 정보를 시각화하고 발표 형태로 만드는 데 강합니다. 두 도구가 실제로 잘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2026년 3월에 정식 출시된 Gamma Imagine 기능도 주목할 만합니다. 슬라이드 편집 화면 안에서 바로 AI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데, Flux Fast, Flux Ultra 등 여러 모델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슬라이드에 넣을 이미지를 별도로 검색하고 다운로드하고 저작권을 확인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사라집니다. 텍스트 프롬프트 한 줄이면 발표 맥락에 딱 맞는 이미지가 생성되고, 클릭 한 번으로 슬라이드에 바로 삽입됩니다.

ChatGPT, Claude, Zapier 등과 연동되는 Connectors 기능은 기존 워크플로에 감마를 자연스럽게 얹을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2025년 11월 정식 출시된 Generate API는 개발자나 자동화가 필요한 팀에게 의미 있는 기능입니다. 프로그래밍으로 데이터를 넣으면 프레젠테이션을 대량으로 자동 생성할 수 있습니다. 보고서, 제안서, 상품 카탈로그처럼 형태는 같고 내용만 다른 자료를 반복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실용적입니다.

다이어그램 자동 생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슬라이드 안에서 추가 버튼을 누르면 플로차트, 순서도, 타임라인 등 다이어그램을 선택할 수 있고, AI가 현재 슬라이드 맥락에 맞게 내용까지 채워줍니다. 다이어그램을 따로 만들어 붙여넣는 과정이 사라집니다. 실제로 프로젝트 일정표를 타임라인으로 넣어야 했던 상황에서, 감마가 슬라이드 본문을 읽고 자동으로 일정 항목을 배치해줬습니다. 수동으로 했으면 20분은 걸렸을 작업이 클릭 한 번에 끝났습니다.

한 가지 더 눈여겨볼 점은 감마가 슬라이드뿐 아니라 문서와 웹페이지도 만든다는 겁니다. 같은 인터페이스에서 ‘문서’ 모드를 선택하면 블로그 글이나 보고서 형식의 긴 글을 자동 생성해주고, ‘웹페이지’ 모드를 선택하면 원페이지 형태의 간단한 랜딩페이지를 만들어줍니다. 별도 도메인을 연결할 수도 있어서, 급하게 이벤트 페이지나 프로젝트 소개 페이지가 필요할 때 의외로 유용합니다.

처음엔 PPT 자동화 도구로 시작했지만, 지금 감마는 웹 리서치, 이미지 생성, 외부 도구 연동, 대량 자동화까지 아우르는 AI 생산성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슬라이드를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고 전달하는 전 과정을 도와주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Canva로 충분하지 않냐고요?

이쯤 되면 꼭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냥 Canva 쓰면 되지 않아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Canva는 이미 완성된 도구입니다. 템플릿 수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방대하고, 디자인 자유도도 훨씬 높습니다. 텍스트 위치 하나, 색상 하나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고, PPT로 내보낼 때 레이아웃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거기다 포스터, SNS 카드, 영상 편집까지 한 플랫폼에서 해결되니 다목적성 면에서는 Canva가 압도적입니다.

그럼 감마는 어디서 이기는 걸까요? 결국 속도입니다. 한 줄 입력하고 잠깐 기다리면 끝. 이 흐름은 Canva가 따라올 수 없습니다. 디자인 방향을 고민하거나 템플릿을 비교할 필요 자체가 없으니까요. Canva에서 빈 슬라이드를 열고 템플릿 고르고 내용 채우는 동안, 감마는 이미 12장짜리 프레젠테이션을 뽑아놓습니다. 디자인 결정 피로가 없다는 것, 이게 감마의 진짜 무기입니다.

그런데 감마에는 꽤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PPT 파일로 내보낼 때 레이아웃이 무너집니다. 감마 화면에서는 완벽하게 보이던 슬라이드가 PowerPoint에서 열면 텍스트가 엉뚱한 위치로 이동해 있고, 슬라이드 크기가 표준(16:9)과 미묘하게 달라서 양 옆에 어색한 여백이 생깁니다. 다이어그램이나 차트 레이아웃도 깨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클라이언트에게 파일을 직접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건 꽤 큰 문제입니다.

또 하나. 감마를 두세 번 써보면 알게 됩니다. 비슷한 레이아웃이 반복된다는 걸. AI가 자동으로 골라주는 디자인이다 보니, 어느 순간 “또 이 구성이네” 싶은 순간이 옵니다. 식상함은 생각보다 빨리 옵니다. 색상 팔레트를 바꾸거나 Agent에게 리스타일을 요청하면 어느 정도 변화를 줄 수 있지만, 근본적인 블록 구조 자체가 비슷하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느낌의 슬라이드를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이 간극이 TrustPilot 2.0점과 Microsoft Store 4.3점이라는 극과 극 평가로 나타나는 이유입니다. PPT 내보내기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하고, 빠른 초안 도구로 쓴 사람들은 만족합니다. 같은 도구인데 기대값이 달랐던 겁니다.

실제로 같은 주제로 Canva와 감마 양쪽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어봤습니다. Canva는 템플릿을 고르고 텍스트를 넣고 이미지를 배치하는 데 약 25분이 걸렸습니다. 결과물은 예뻤지만, 그 25분 동안 디자인 결정을 수십 번 내려야 했습니다. 감마는 프롬프트 입력부터 완성까지 2분이 채 안 걸렸습니다. 디자인 품질은 Canva가 한 수 위였지만, 내부 회의용이라면 감마 결과물로도 충분했습니다.

결론은 명확합니다. 디자인을 직접 만지고 싶다면 Canva, 빠르게 초안을 뽑고 싶다면 감마. 두 도구는 경쟁 상대이기보다 용도가 다른 도구입니다. 구글 AI 14개를 총정리한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AI 도구는 “최고”를 고르는 게 아니라 “맥락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게 핵심입니다.


감마 AI, 결국 이런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써보고 나서 정리한 추천 대상은 꽤 명확합니다.

이런 분께 강하게 추천합니다. 디자인 감각에 자신 없는 직장인, 회의 전날 밤 급하게 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기획자, 외부 발표가 아닌 팀 내부 보고용 자료가 주된 업무인 분. 이 세 유형에게 감마는 정말 쓸 만한 도구입니다. 머릿속에 내용만 있으면 디자인은 AI가 알아서 따라옵니다. 더 이상 빈 슬라이드 앞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가치 있습니다.

반대로 이런 분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클라이언트 대면 발표에 감마 파일을 그대로 쓰려는 분, 슬라이드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커스터마이징해야 하는 분. PPT 내보내기 품질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자리에 들고 가기엔 리스크가 있습니다. 물론 감마 자체 뷰어로 웹 링크를 공유하면 레이아웃 깨짐 없이 깔끔하게 보여줄 수 있지만, “PPT 파일로 보내주세요”라는 요청에는 아직 완벽하게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감마의 현재 위치는 어떨까요. 사용자 7,000만 명, 연간 반복 매출(ARR) 1억 달러, 기업가치 21억 달러. 숫자만 보면 AI PPT 시장의 압도적 1위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써보면 이 숫자가 조금 의아하게 느껴집니다. AI 엔진 자체의 퀄리티는 기대보다 평범합니다. 내용 구성이 뻔하고, 문장이 밋밋합니다. 디자인은 신세계인데, AI는 아직 발전 중인 느낌입니다.

Antigravity 사용기에서도 느꼈던 것처럼, AI 도구는 “처음 써보는 순간의 놀라움”이 꺾이고 나서도 계속 쓰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감마는 그 무언가를 디자인 자동화에서 찾고 있는 중입니다. Agent가 웹에서 자료를 찾아주고, Imagine이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Connectors가 다른 도구와 연결해주는 생태계가 점점 두꺼워지고 있습니다. 완성형은 아니지만, 방향은 맞습니다.

요금제 선택이 고민된다면 이렇게 접근하면 됩니다. 먼저 무료 400크레딧으로 프레젠테이션 3~4개를 만들어보세요. 그 과정에서 “이 도구 없이 어떻게 했지?” 싶은 순간이 오면 Plus 플랜($8/월)으로 시작하는 게 맞습니다. 팀 단위로 사용하거나 커스텀 브랜딩이 필요하다면 Pro($18/월)를 고려하면 되고, 대부분의 개인 사용자에게는 Plus면 충분합니다. Ultra($90/월)는 API 대량 생성이 필요한 기업용이니 일반 사용자는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가장 빠른 판단 방법은 무료 400크레딧으로 직접 한 번 써보는 겁니다. gamma.app에 접속해서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발표 자료 하나 만들어보면 5분 안에 이 도구가 내 워크플로에 맞는지 아닌지 느낌이 옵니다. 설명을 백 번 읽는 것보다 직접 한 번 만들어보는 게 훨씬 빠릅니다. PPT 만들기가 늘 부담이었던 분이라면, 감마가 그 부담을 얼마나 덜어주는지 직접 체감해보시길 바랍니다.

댓글 남기기